부산은 넓게 펼쳐진 바다와 해안선, 산과 산 사이를 메운 건물과 도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시다.
특유의 자산인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도시 재생의 과정을 거쳐 스마트 시티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몇 년간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한 국내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부산이다. 부산역에 내려 광안대교를 건너면 해운대 주변을 중심으로 새로운 빌딩과 고층 아파트가 마천루를 이루고, 그 사이사이에 트렌디한 호텔과 쇼핑몰, 영화의전당과 벡스코 같은 글로벌 행사가 열리는 대규모 행사장도 자리 잡았다. 본래 부산 최초의 비행장이던 이 지역은 2000년대 초 부산 신(新)성장의 동력이 될 첨단 미래 도시를 목표로 개발되어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 센텀시티가 되었다. 혹자는 센텀시티를 두고 부산이 이제 홍콩 못지않은 국제적 도시의 위상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과 부산 사람들의 생각에는 적지 않은 격차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경성대학교 건설환경도시공학부 도시공학전공의 강동진 교수는 이렇게 진단한다.
“센텀시티 덕분에 부산이 새로운 관광도시로 부상한 건 사실이에요. 부산 하면 바다와 함께 펼쳐진 화려한 도시 야경부터 떠올리니까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센텀시티는 평면적으로 계획되어 도시의 기능이 분산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거든요. 건물과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각 건물을 이동할 때 건물 밖으로 나가 여러 번 건널목을 건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죠. 대부분 실내 지향적 구조라 건물 하나만 보거나 내부에 있으면 언뜻 좋아 보일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오히려 이익이 적고 큰 파급 효과도 없어요.” 그는 서울의 코엑스몰을 예로 들어 말을 이었다. “호텔과 무역센터, 전시장, 쇼핑 공간 등을 하나의 덩어리로 설계한 서울의 코엑스몰이 좋은 사례입니다. 그런 복합적 개발을 했다면 훨씬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을 거예요.”
국내 제2의 도시. 동쪽과 남쪽으로 태평양을 면한 국제적으로 손꼽히는 항구도시이자 국내 제1의 무역항. 덕분에 센텀시티 개발 이전에도 수많은 변화를 거쳤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국가 재건기 등을 거치며 역사적으로 희생된 부분이 많고, 도시계획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1970년대에 들어 도시계획을 하다 보니 도시 서쪽인 산복도로 주변의 서면과 남포동, 광복동 등지에 피란민이 만든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무계획적으로 지은 건물과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다.
그럼에도 부산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도시다. 무엇보다 이 도시의 원형이자 자산은 동해와 남해 쪽으로 넓게 펼쳐진 바다와 산이 많은 지형이 이루는 자연경관이다. 바다만 기대하고 부산에 왔다면 도심 한가운데에 솟은 높은 산들을 보고 놀랄 것이다. 야트막한 산이 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서울과 달리, 부산은 그보다 높은 산이 도시 곳곳에 포진해 있다. 산자락에 자리 잡은 마을을 또 하나의 산이 감싼 형태를 이루어 동서 방향의 가로로 긴 지형에 자리 잡은 이 도시의 탁 트인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도시는 해안선과 산의 능선을 따라 건물이 올라가고 도로가 형성되었다. 해운대의 해안 도로를 앞에 두고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인근의 경사 도로인 달맞이길은 주택이나 카페, 갤러리 등 낮은 건물에서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적당한 비탈의 도로를 드라이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광객도 즐겨 찾는 지역이 되었다. 달맞이길과 청사포, 송정해수욕장을 지나 기장군 쪽에 동해안을 끼고 지은 아난티 코브는 지금 동아시아에서 가장 핫한 리조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내륙지역은 산 지형으로 굴곡이 심하고 높은 경사로가 많다. 센텀시티를 비롯해 새로 개발 중인 시가지는 그나마 격자형 도로로 계획한 곳이 많지만, 황령산 부근의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한 서면과 남포동, 광복동 등의 원도심 쪽은 비탈길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부산엔 대교와 터널이 많은 편이다. 2000년대 초에 개통한 광안대교를 시작으로 남항대교, 을숙도대교 등과 함께 2014년 완공한 부산항대교까지 ‘레인보 브리지’라 명명한 7개의 대교가 들쑥날쑥 편차가 심한 해안선을 연결해 보다 빠르고 원활한 동선이 가능해졌다. 또 마을과 마을의 막힘 없는 연결과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해 곳곳에 산을 뚫어 터널을 조성했고, 지금도 터널 공사 중인 곳이 많다. 영산대학교 스마트시티공학부 드론교통학전공의 이시복 교수는 “부산은 아직까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수요가 훨씬 많아요.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이 미비하고, 서울처럼 지하철 노선이 많지 않아 자가용으로 다니는 게 편하니까요. 부산광역시청에서 대중교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계획해 효율적인 방안을 계속 논의 중입니다.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지형의 특성상 동서 교통량이 많아 길이 막히는 게 사실이죠. 대교 사이사이에 시가지를 조성한 곳이 많아 시원하게 뻗는 연속성도 다소 떨어지고요. 남쪽 지역을 좀 더 매끄럽게 연결하는 도로가 생기면 해안가를 즐겨 찾는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교통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피력했다.

 

해운대 쪽의 센텀시티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바다를 끼고 높이 솟은 고층 빌딩과 그 앞에 요트가 정박된 바닷가 풍경이 이색적이다.
원도심의 원형은 그대로 살리면서 낙후된 건물과 도로를 정비해 부산의 명물이 된 감천문화마을.

 

2000년대 이후 곳곳에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강동진 교수는 이 도시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곳은 해운대 부근의 신시가지보다 원도심 지역이라고 말한다. 언뜻 볼 땐 아직도 열악한 듯싶지만 오히려 센텀시티보다 효율적인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 국가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준 탓에 480개의 재개발지역에 포함되었다가 2008~2009년 즈음 국제 금융 위기를 맞아 150개로 줄어든 덕분이다. 부산은 경사진 지형이 많아 아파트를 지을 때 토목공사비가 20% 정도 더 들고, 건설 회사들의 자본이 줄어든 탓에 30~40km의 급경사로인 산복도로를 낀 원도심 지역이 급진적 재개발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러나 부산시는 낙후된 산복도로 지역을 그대로 놔두지 않았다.
“2009~2010년, 창조도시국이라는 새로운 부서가 생겨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혁신적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일본의 오래된 항구도시 요코하마를 모델로 수선과 복원을 동시에 전개하는 수복형 개발을 했죠. 그 과정에서 감천문화마을도 원형을 유지하면서 복원을 거쳐 대표적인 도시의 명물 중 하나가 됐고요. 제대로 된 도시 재생을 이룬 거죠. 부서 간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효율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았지만, 덕분에 부산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지 않고 발전된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강동진 교수의 말대로, 이상적이고 발전적인 미래 도시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심도 있는 조사를 기반으로 지역의 특수성과 가치, 역사 등을 고려한 도시 재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산은 지금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진통을 겪으며 그 이상향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 부산은 스마트 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을 준비 중이다. 강동진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주먹구구식으로 건설해온 오래된 도시인 데다, 태풍과 지진 등의 재난 가능성이 높은 부산이야말로 정보통신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존의 모든 도로와 건물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게 아니라, 자연환경과 옛 문화의 흔적을 살리면서 좀 더 세심한 변화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그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가능성을 믿는다고 했다.

 


 

GREEN MOBILITY
@SMART CITY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광역시청이 동북아시아 지역의 해양 문화와 관광 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에코델타시티’ 정책은 정화한 물 자원과 에너지를 단지 안 주거 및 상업 시설에 공급하는 환경친화적 생활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자원 순환형 미래 도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부산의 서쪽 지역인 강서구부터 김해공항 부근과 그 아래쪽의 명지신도시까지 대규모로 조성하는 이 친환경 스마트 시티는 간단하게 말하면 ‘물 특화 도시’다. 세물머리의 3개 물길이 만나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을 따라 녹지와 도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 계획엔 녹색 교통도 포함되어 있다. 수변공원 주변으로 자전거전용도로와 도보길은 물론 스마트 트램도 계획 중이다. 교통도 한층 스마트해진다. 스마트 LID(Low Impact Development, 저영향개발) 기법으로 만든 세계에서 가장 긴 4km 도로가 놓일 예정으로 교통 체증 없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2023

부산의 만성적 교통난을 해소하고 도시의 동과 서를 빠르게 잇는 ‘만덕-센텀도시고속화도로’가 2018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2023년 12월경 준공될 예정이다.
도심 지하 40~50m에 건설하는 이 터널은 북구 만덕동의 만덕대로부터 중앙대로, 해운대구 재송동의 수영강변대로를 연결하는 9.62km의 왕복 4차선 도로로 계획했다.


Audi Vision Night

아우디 코리아에 2018년 6월의 부산은 아주 의미 있는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2018 부산국제모터쇼 개막에 앞서 개최한 ‘아우디 비전 나이트’에서 2019년에 선보일 Q2, Q5, A6, A8 등과 함께 전기 콘셉트카 ‘아우디 일레인’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는 레벨 4 수준의 고도 자율주행 기술과 아우디 AI 기술을 탑재한 차량으로 아우디가 지향하는 미래 이동성의 방향과 비전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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